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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레시피] 당신이 미처 모르는 사무실 내 대화의 숨겨진 비밀

즐거운 츄리닝 2011. 5. 31. 19:47

출처: http://media.daum.net/economic/employ/view.html?cateid=100000&newsid=20110531104539195&p=citylife

 

시티라이프 | 입력 2011.05.31 10:45

 

외교상의 표현법이 다르고 비즈니스 상의 대화법이 다르다. 업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사무실 내에서도 위아래 좌우로 여러 가지 방식의 직간접적인 언어와 대화법이 존재한다. 문제는 못 알아듣는 사람이다. 웃으면서 좋게 말하면 별것 아닌 줄 알고 함께 웃어넘기다 결국 사고가 나고 큰 소리가 나야 정신을 차리는 것이다.

상사와 선배의 겉말과 속 뜻

요즘 무슨 일 있나?
→ 요즘 일처리가 시원치 않아. 앞으로 주의 해.


개인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상사가 자꾸 캐묻는다면 경고 표시다. 업무적인 결과가 시원치 않고 물리적인 정황은 나쁘지 않으니, 개인의 문제라는 뜻. '나를 걱정해주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이해해주겠지'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오히려 더 긴장해야 한다.

지난 번 그 건은 어떻게 됐지?
→ 왜 미리 보고를 하지 않고 꼭 내가 물어봐야 대답을 하는 거지?


상사로부터 업무적인 확인과 재촉을 받는 것은 아무리 표현이 부드럽다 하더라도 좋은 일이 아니다. 가급적 (가능하다면 모든 일을) 상사가 묻기 전에 먼저 보고한다. 상사의 성격이나 어투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쫀쫀한 쪼임에 스트레스 받는 것만 생각하다 고과는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

이 건에 대한 결과는 언제 보고 받을 수 있나?
→ 오늘부터 밤을 새서라도 최대한 빨리 진행하도록 해.


요즘은 "오늘 야근해서 내일 아침까지 다 끝내!"라고 당당하게 명령할 수 있는 상사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세상이 변한 것은 아니기에 상사들은 빙빙 돌려가며 말하고 눈치 빠른 직원들은 알아서 열심히 해야 한다. 순진하게 "이번 주까지 마치면 되나요?"라고 답하지 마라.

그쪽에서는 그럴 수 있지.
→ 네가 업무 처리를 똑바로 못했기 때문이지.


상사는 핑계 대는 것을 싫어한다.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고 핑계라고 생각한다.

지금 맡고 있는 일이 많이 힘들지?
→ 이 일은 너에게 역부족인 것 같아.


좋게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당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의 단계일 확률이 높다. 중요한 일을 맡고 있다면 "아뇨! 재미있습니다. 지금 늦어지고 있는 것은 이번 주 안에 모두 해결됩니다. 걱정 마십시오!"라고 대답해야 한다. 구구절절 "사실은 이게…"하면서 누가 어떻고 뭐가 이래서 '내가 잘할 수 있는데도 잘 되지 않고 있다'라는 설명을 했다가는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힘든 일 있으면 미리 얘기하게.
→ 사적인 일로 업무에 지장 주지 말고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


대부분 "아, 나를 걱정해주는구나. 그럼 좀 부족하더라도 이해해 주겠지."하고 받아들이기 쉽다. 얘기하면 처리해줄 것이다. 당신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회사에 손해가 나지 않는 방법으로. 물론 책임은 당신의 몫이다.

어제 무슨 일 있었어?
→ 여기는 사무실이야. 출근할 때는 긴장해서 자기 관리 좀 해.


'어제(밤)' '지난 주말에' 등 사적인 시간에 있었던 일을 물을 때는 '지금 너의 꼴이 이상해'라는 뜻이다. 푸스스한 머리와 피부, 벌겋게 충혈 되고 퉁퉁 부은 얼굴은 아닌가? 여행이든 술이든 부부싸움이든 회사에 나왔을 때 단정치 못한 모습은 NG. 야근으로 초췌한 모습도 다함께 한 야근이 아닌 이상 권장 사항은 아니다. 대인의 업무 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자네는 참 가정적이야.
→ 회사나 업무보다는 사생활을 더 중시하는군.


미안한 얘기지만 여자들로부터는 칭찬, 남자들로부터는 비아냥의 소지가 높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직장에서 '가정적'이라는 표현이 '업무보다' 사생활을 우위에 둔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가정적이라 하더라도 굳이 회사에서 그런 표현을 들을 필요는 없다. 더 억울한 것은 가정에서는 결코 그런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할 때.

OO은 아주 능력 있어. 일처리 꼼꼼하고.
→ 너는 OO보다 못해.


동료나 후배를 뜬금없이 칭찬한다면 100%.

'어느 날 갑자기'라는 일은 그리 흔하게 오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현상과 결과에는 '사인(sign)'이 있다. 사전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경고와 계시가 오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간들은 그러한 경고를 무시하고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며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며 기회를 놓치고 방기하다 원하지 않는 상황에 마주치곤 한다.

회사에서 뭐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든가, 동기들보다 불리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이 억울하다고 여긴다면, 업무성과처럼 명확하게 수치화 가능한 비교기준이 아니라면 내가 '말귀를 못 알아 듣'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업무와 분야에 따라 각기 다른 표현방식을 지니게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외교적 언어는 가장 간접적이고 중의적이다. 정신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일본인들이 잘 쓰던 '유감'은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사과는 하기 싫어'라는 뜻이다. 몇 년 전 '통감'이라는 단어를 쓴 적도 있다. 역시 ' 네 마음은 정말 아프겠구나. 하지만 사과는 싫어.'라는 뜻이었다.

사무실 내에서도 중의적이고 간접적인 여러 표현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다들 웃는 낯으로 좋게 얘기하는 것 같으니 그저 좋게만 받아들이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진상'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동료와 후배의 겉말과 속 뜻

OO씨는 성격이 참 시원시원하시네요.
→ 너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구나. 앞 뒤 정황을 좀 보고 일 하렴.


친한 사이에야 무슨 말을 못하겠는가. 그러나 옆 부서의 잘 모르는 동료라면 얘기가 다르다. 이런 관계에서는 좋은 게 좋은 표현이 아닐 확률이 더 높다.

이 건은 꼭 오늘까지 처리돼야 하거든요.
→ 늘 늦는 너 때문에 피곤해.


특히 후배들. 유관 업무일 때. 선배를 쫄 수는 없으니 이런 식으로 신신당부한다.

마무리되면 알려주세요.
→ 늘 약속을 안 지키는 너를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여러 사람들이 당신과 이렇게 대화하고 있다면 당신의 시간관념이나 습관을 돌이켜보라. 자주 늦는 케이스라면 상대는 기다리기 싫다는 불신의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마음 편히 일 하세요'라는 좋은 뜻.

OO씨는 여기 있기 아까운 것 같아요.
→ 그렇게 잘났으면 다른 좋은 데로 가든가.


이런 말을 듣고 '그래, 나는 역시 여기에는 아까운 인재야'라고 뿌듯해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의외로 많다.) 워낙 알아서 잘 하시잖아요.
→ 너를 도와주고 싶지 않아.
또는 '도와주지 않아도 되지?' 라는 확인사살.

제가 뭐 좀 도와드릴까요?
→ 너 때문에 나까지 피해보고 싶지 않아.


그리고 빨리 퇴근하고 싶을 때.

오늘 데이트 있으신가 봐요.
→ 오늘 네 복장은 너무 튀어.


자연스럽고 멋지게 입었다면 "멋져요!"라고 했을 텐데. 그저 "특별한 일 있나 봐요" "오늘 무슨 날이에요?"라고 한다면 뭐가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는 차림일 확률이 높다. 특히 여성들. 회사에 어울리지 않는 드레시한 복장이나 지나치게 페미닌 한 룩은 아닌지. 요즘 유행하는 초초미니 하의실종 룩은 아닌지 돌아볼 것. 아무리 예쁘더라도 오피셜하지 않은 복장은 역시 NG.

너무 예뻐요!
→ 그럼 안 예쁘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


"이거 어때?" "이거 너무 예쁘지?" 라고 묻는데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사이코.

이런 건 언제 다 하셨어요?
→ 일은 안 하고 다른 데에만 관심이 많구나.


일이 아닌 피규어 모으기, 개인홈페이지, 자동차 튜닝 등에 대한 칭찬일 때.

오늘 팀장님 기분 안 좋으세요.
→ 너 때문이야.


또는 '자칫하면 눈치 없는 너 때문에 우리도 깨질 수 있으니까 조심해줘'라는 의미.

[글 = 박윤선 (네오메디아 편집팀장)]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80호(11.06.07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