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은 디젤, 속도는 가솔린
- 실린더 배열따라 L·V·H형
- “최신형이 최고” 오랜 금언
» 현대차의 브이(V)형 8기통 엔진인 람다 엔진(왼쪽), 스바루의 박서(H) 6기통 엔진의 피스톤(오른쪽)
이름만 들어서는 알쏭달쏭한 각종 엔진들의 이름이 최근 자동차업계에서 연일 이슈가 되고 있다. 현대차는 최초로 개발한 2.4ℓ 직분사 엔진을 쏘나타 새 모델에 장착했고 스바루는 국내에서는 낯선 박서 엔진을 채용한 차량을 오는 4월부터 국내에 판매할 예정이다. 엔진은 자동차의 심장으로 가장 중요한 부품이지만 사실 일반인들은 엔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늘상 자동차 이야기가 등장하기 마련. 이때 하나라도 더 아는 체를 할 수 있는 엔진의 기본 개념들을 정리해 봤다.
■ 엔진의 기본 분류
엔진을 분류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은 사용하는 연료에 따라 디젤, 가솔린, 엘피지(LPG) 엔진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엘피지 엔진은 액체가스를 기체로 바꾸는 기화기가 더 붙어 있다는 것을 빼고는 가솔린 엔진과 거의 비슷하다. 그나마 요즘 나오는 엘피아이(LPI) 엔진은 액체가스를 그냥 휘발유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기화기도 없다.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의 가장 큰 차이는 점화플러그의 유무다. 디젤 엔진은 고열이 되면 저절로 폭발하는 디젤의 특성상 점화플러그 없이 실린더의 압축만으로 바퀴가 돌아가지만, 가솔린 엔진은 압축된 공기를 폭발시키는 점화플러그가 필요하다. 디젤은 폭발력이 강해서 바퀴를 더 힘차게 돌리기 때문에 가솔린 엔진보다 토크(바퀴를 돌리는 힘)가 더 높지만 최고속도에서는 가솔린에 비해 한수 처진다. 디젤엔진이 더 높은 공기압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실린더가 더 길어서 엔진이 큰 편이며, 압력을 견디는 추가적인 장치도 필요해 가격도 가솔린 엔진보다 조금 더 비싸다.
다음으로는 실린더의 작동 방향으로 엔진을 나눌 수 있다. 가장 흔한 엔진은 직렬 엔진이다. 흔히 엘(L) 엔진으로 일컬어지는데 실린더가 수직 형태로 일렬로 서 있으며 피스톤이 상하운동을 하면서 바퀴를 돌린다. 배기량이 클 경우에는 브이(V)형 엔진이 많다. 실린더가 브이(V)자 형태로 배열된 엔진이며 직렬 형태에 비해서 엔진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수평대항엔진인 박서 엔진은 스바루와 포르셰, 오토바이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데 실린더가 양옆으로 뻗어 있다. 에이치(H)식이라고도 한다. 피스톤이 좌우로 움직이는 모습이 권투선수가 주먹을 내뻗는 동작과 비슷하다고 해서 박서 엔진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각 방식은 장단점이 있다. 박서 엔진은 좌우로 움직이면서 관성을 서로 상쇄해 주기 때문에 균형이 뛰어나다. 브이형 엔진은 피스톤이 비스듬히 움직이기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큰 편이나 대용량 엔진으로는 최적의 효율을 보인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에는 더블유(W)형 엔진도 있는데 이는 브이형 엔진 두개를 이어 붙인 방식이다. 흔히 엔진을 분류할 때는 엔진 방식 뒤에 실린더의 개수를 더해서 나눈다. V6 엔진은 브이형에 실린더가 6개인 6기통 엔진을 일컫는다. V8은 브이형 8기통 엔진, L6는 직렬 6기통 엔진인 셈이다.
■ 연료·공기분사 방식으로도 구분
최근에 현대차가 독자개발한 가솔린 직분사(GDi·Gasoline Direct injection) 엔진은 이미 선진 업체들은 대부분 실제 차량에 적용을 시작한 기술이다. 보통의 가솔린 엔진은 공기와 연료를 섞은 뒤 실린더로 넣는데, 직분사 엔진은 공기만 실린더에 넣은 뒤 실린더 안에 직접 연료를 뿌린다. 연료를 뿌릴 때 실린더 안의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흡입할 수 있는 공기량도 많고 압축비도 높아져 효율이 좋다. 현대차는 차차 저배기량 엔진에도 직분사 기술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지엠대우가 올해 내놓을 예정인 준대형 차량 브이에스(VS)300에도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달릴 전망이다.
그 외에도 엔진 뒤에는 이런저런 이름이 많이 붙는데 대부분 연료분사 또는 흡배기 방식에 관련된 것이다. 디오에이치시(DOHC)와 에스오에이치시(SOHC)는 흡배기 밸브가 2개씩이냐 하나만 있느냐로 구별되고, 브이브이티(VVT)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가 흡배기 밸브를 열고 닫는 타이밍을 엔진 출력에 맞게 바꿔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코먼레일은 엔진에 연료를 공급할 때 얇은 관을 통해 고압축으로 뿌린다는 뜻이고 요즘은 한층 더 발전된 브이지티(VGT)를 많이 쓴다.
알아야 될 것은. ‘가장 최근에 나온 엔진이 가장 좋다’는 자동차업계의 오래된 금언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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