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제주 사람도 맛보기 어려운 귀한 몸” 다금바리의 비밀

즐거운 츄리닝 2009. 7. 9. 21:04

“제주 사람도 맛보기 어려운 귀한 몸” 다금바리의 비밀

하루 어획량 3 ~ 4마리… 수입도 연간 3톤뿐
채산성 안 맞아 양식 않고 치어 방류가 고작
싼 능성어와 구분 힘들어… 제주시 특별단속

경향신문 | 제주 | 강홍균기자 | 입력 2009.07.09 18:26

 
우리나라 최고급 횟감으로 꼽히는 다금바리. 별미 중 별미여서 가격이 매우 비싸다. 그만큼 비밀도 많다. 인터넷에 '제주에서 다금바리 회를 먹었다'는 글이 게시되면 '진짜다, 가짜다' 논쟁 댓글이 꼬리를 물 정도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그래도 다금바리는 한 번 먹어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제주 사람들도 다금바리를 먹어보지 못한 경우가 상당수라는 것이다. 평생 다금바리 한 마리 낚아보지 못한 제주 낚시꾼도 많다. 다금바리는 그만큼 귀하다.

제주 사람들이 다금바리로 부르는 어종은 한국어류도감에 '능성어류아과 자바리'로 명명돼 있다. 다금바리는 자바리의 제주 방언으로 이해하면 된다. 다금바리는 제주 고문헌에도 나오지 않는다. 옛날에도 흔한 고기가 아니었다는 방증이다. 다금바리는 붉바리, 능성어(구문쟁이)와 함께 능성어류에 속한다. 몸체가 큰 대형 어종으로 8~9㎏에 이르는 것도 있다. 다갈색 몸에 5~6개 흑갈색 줄무늬가 비스듬이 나있다. 마치 호랑이 무늬를 연상시킨다. 어미가 되면 이 줄무늬가 희미해져 능성어와 구분하기 힘들어진다.

◇짝퉁 '다금바리'가 대부분?=다금바리는 수심 깊은 곳에 서식하는 데다 개체수가 많지 않아 쉽게 잡히지 않는다. 낚시꾼들에 따르면 다금바리는 제주 남부해안 서귀포시 남원에서 모슬포 사이 암반지대나 해저동굴에서만 잡히고 있다.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금지 어로행위인 작살을 이용해 다금바리를 잡다 체포되는 사례도 있다.

제주시는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13일부터 수산물 원산지 표시 특별단속에 나선다. 조동근 제주시 해양수산과장은 "최근에는 황돔을 다금바리로 속여 팔았다는 횟집 내부자의 제보가 있어 수사의뢰를 한 적도 있다"며 "외국산을 국내산이라고 속여 파는 경우가 가끔 적발되고 있어 특별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자치경찰대는 지난해 5월 일본산 능성어를 ㎏당 4만원에 들여온 뒤 3~4배 가격으로 다금바리로 속여 판 횟집 주인을 형사입건하기도 했다.

제주 바다에서 다금바리가 연간 얼마나 잡히는지에 대한 자세한 통계는 없다. 제주도 수산정책과는 "다금바리는 수협 위판실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잡어류로 취급해 통계를 따로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금바리를 전문으로 잡는 어선이나 낚시꾼이 있지만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하거나 서울지역 또는 제주도내 횟집과 계약해 별도로 공급하고 있다.

제주 해양수산자원연구원 관계자들이 인공부화한 다금바리 치어를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 해양수산자원연구원 제공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제주에서 잡히는 다금바리 양을 연간 3~5t으로 보고 있다. 최대 5t으로 잡더라도 제주도내에서 소비될 수 있는 자연산 다금바리는 하루 13㎏에 불과하다. 다금바리 3~4마리에 그치는 양이다. 제주도내 횟집은 300여곳. 그러나 대부분 횟집에서 다금바리를 주문하면 'OK'다.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능성어는 53t에 이른다. 자바리(다금바리)는 3t이 수입됐다. 능성어는 다금바리보다 가격은 싸지만 일반인이 구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횟감이다. 수입된 53t의 능성어가 어디서 어떻게 소비됐는지는 횟집 주인밖에 모를 일이다.

◇양식도 있다?=국내에서 양식된 다금바리는 아직 유통되지 않고 있다. 제주대 해양과학환경연구소와 해양수산연구원, 민간기업인 한라수산은 2000년부터 다금바리 양식산업화 연구에 착수, 다금바리 치어를 양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성숙기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현재 양식기술로는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 다금바리가 1㎏ 이상 크려면 5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해양수산연구원 오성립 박사는 "현재는 다금바리 치어를 바다에 방류, 자원화하는 데 머물고 있다"며 "본격적인 양식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3만마리 정도의 다금바리 치어가 방류됐다.

능성어의 경우 일본이나 대만, 중국에서 양식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남해안 일대에서 치어를 가두리 양식으로 키워 팔고 있다. 중국의 민다금바리도 국내 수입이 많아지고 있다.

◇적정가격은 얼마?=그렇다면 제주 자연산 다금바리의 적정 가격은 얼마일까. 자타가 공인하는 다금바리 전문횟집인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진미식당은 1983년부터 다금바리 요리를 선보여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100대 식당이고, 횟집으로는 유일하게 국세청 지정 향토음식점으로 뽑혔다. 진미식당은 다금바리 가격을 ㎏당 20만원으로 책정해놓고 있다. 능성어는 14만원이다. 지난해 제주도 조사결과 다금바리는 횟집별로 ㎏당 17만원에서 22만원까지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미식당 강창건 사장은 "어선에서 다금바리를 매입하는 가격은 계절에 따라 ㎏당 8만~9만원, 11만~12만원"이라며 "부대요리와 세금, 카드수수료, 인건비, 기타 비용 등을 빼고나면 20만원을 받아도 크게 남는 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차라리 자연산, 외국산 여부를 고객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그에 맞춰 돈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제주 | 강홍균기자 khk5056@kyunghyang.com >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동발달 장애  (0) 2009.07.27
머리털 가출할라 ‘미리 단속’  (0) 2009.07.21
[일본어를 배워봅시다] 젓가락 편  (0) 2009.06.24
[펌]오토바이셀 (Auto Buy/Sell)  (0) 2009.06.19
[펌] 나의 유학생활기  (0) 2009.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