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센스 기사전송 2010-04-08 09:12
밤중에 아이에게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응급실. 신속한 처치 덕분에 아이가 응급 상황을 벗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고생만 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응급실 리얼 보고서.
아이 키우다 보면 한밤중에 아이를 들쳐 안고 응급실로 달려가는 상황이 생긴다. 갑자기 열이 펄펄 끓고 이유 없이 울거나 이물질을 삼켜 괴로워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응급실. 가까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의 응급실은 24시간 진료를 받을 수 있어 매일 밤 응급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러나 접수를 하고 진료를 받기까지 기본 30분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 진료는 인턴과 레지던트가 맡는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아 응급 처치 외에 소아과 진찰은 일반 진료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신촌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나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응급실은 아이들만 전문적으로 진료하는데다 24시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을 수있는 믿을 만한 곳이다. 응급실을 이용하면 기본 진료비 외에 응급관리비를 추가로 지불하며 보통 3만원선이다.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을 찾는 가장 많은 이유는 고열. 이런 경우 접수를 하면 체온을 재고 해열제를 처방한다. 아이의 옷을 벗기고 열을 내리도록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는 것까지가 응급실에서 받을 수 있는 진료.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대부분 해열제만 처방하고 돌려보낸다. 해열제를 먹인 후에도 38.5℃ 이상 고열이 계속되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흉부 엑스레이,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을 한다. 검사비와 기본 진료비는 5만~10만원 정도.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해열제를 처방하는 정도가 전부이니 아이가 열이 난다고 무조건 응급실을 찾기보다는 일단 집에서 해열제를 먹이고 경과를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다. 아픈 아이를 응급실에 데려가 되레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야간 응급실은 술에 취한 사람, 교통사고 환자들이 대부분으로 그야말로 전쟁터. 게다가 응급실은 조명이 밝고 공간도 여의치 않아 아픈 아이를 달래기에는 최악의 장소다. 또한 전염성 질환의 위험에도 노출되어 안심할 수 없다. 하지만 피부가 찢어져 피가 나거나 화상을 입은 경우 등 외상이 심할 때는 주저 없이 응급실로 직행할 것. 상황을 잘 판단해 응급실을 이용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SOS 긴급 상황 올바른 대처법
◎ 경련을 일으켜요
아이가 경련 증상을 보일 때는 일단 침착해야 된다. 옆으로 편안하게 눕히고 호흡을 하는지 확인한 다음 아이 몸을 조르는 띠 등을 풀어 편안하게 해준다. 아이가 뒹굴다가 부딪히지 않도록 주위의 물건을 치우고, 목구멍과 입안에 있는 구토물이나 침을 빼낸다.
▷sos_ 대개 열성 경련이지만 만일 열이 없는 상태로 경련을 일으켰다면 경련성 질환이나 뇌 손상, 체내 전해질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다. 또한 경련은 보통 1~2분이면 그치므로, 5분 이상 멈추지 않을 때는 서둘러 응급실로 옮긴다.
◎ 높은 곳에서 쿵 떨어졌어요
뒤집기와 배밀이를 시작하는 시기에는 아이를 침대나 소파 등에 혼자 두지 않도록 주의한다. 일단 아기가 떨어졌을 때는 의식이 또렷한지 살필 것. 만일 아기가 바로 잠들면 3시간 간격으로 깨워서 쉽게 깨어나는지 살핀다. 아이의 손발을 자극했을 때 즉각 반응을 보이면 안심해도 괜찮다.
▷sos_ 떨어진 부위가 보랏빛으로 변한다면 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떨어지면서 머리를 바닥에 심하게 부딪쳤다면 기세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응급실로 CT나 MRI 등 특수 검사를 받아야 한다.
◎ 상처에서 피가 나요
피가 나면 먼저 상처의 크기와 깊이를 살핀다. 그리고 상처를 깨끗한 가제나 붕대로 싸매고 압박해 지혈한다. 손이나 발에 상처가 났을 때는 심장보다 높이 들어 올릴 것. 피가 뿜어져 나오지 않고 배어나는 정도라면 가제로 누르면 곧 멎는다. 낮에는 상처를 봉해두었다가 밤에는 붙여둔 붕대나 반창고를 떼어내 공기를 쐬게 하는 것이 좋다.
▷sos_ 압박붕대나 가제로 감싸고 눌러도 피가 금세 스며들 정도라면 즉시 응급실에 간다. 또한 상처 부위의 움직임이 자유로운지 살핀다. 만일 뼈에 손상을 입어 움직이기 어려워하는 듯하면 바로 병원을 찾을 것.
◎ 열이 펄펄 끓어요
체온이 38℃ 이상 오르면 해열제를 먹이고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온몸을 가볍게 닦아 열을 내린다. 냉찜질은 피부 혈관이 수축되어 근육에서 열이 더 발생하므로 미지근한 물로 닦을 것. 30~40분간 계속 닦아준다. 단, 적정 용량의 해열제를 먹이고 30분 후에도 체온이 38.5℃ 이상 오르면 병원에 가야 한다.
▷sos_ 40℃ 이상 체온은 응급 상황! 최대한 신속하게 응급실로 옮긴다. 단, 1개월 미만 아기는 38℃ 이상이면 바로 응급실을 찾을 것.
◎ 이물질을 삼켰어요
아이가 이물질을 삼켰을 때 기도가 아닌 식도로 넘어갔다면 대개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4~5일 내 대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sos_ 아이가 장난감 등을 삼켜 기도로 들어가 얼굴이 새파래지면 위급한 상황. 하지말고, 손가락 등으로 억지로 꺼네려고 병원으로 옮기는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또한 삼킨 물건이 수은전지 경우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바로 응급실로 간다.
◎ 코피를 쏟아요
아이가 코피를 쏟으면 가제나 화장지를 말아 코 안에 넣고 고개를 뒤로 젖히게 하는데 이는 상태를 더 나쁘게 만든다. 이미 손상된 코 점막이 가제나 화장지로 더 심하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 이때는 아이를 편안한 자세로 앉히고 고개를 앞으로 숙인 상태에서 코 아래쪽 말랑말랑한 연골 부위를 엄마의 엄지와 검지로 지긋이 눌러줄 것. 10분 정도 누르면 피가 멎는다.
▷sos_ 코피는 대부분 간단한 지혈 조치를 하면 5분 내에 멎는다. 하지만 15~20분이 지나도 멎지 않는 경우, 지나치게 많은 양의 출혈을 보이거나 얼굴이 창백해지면 응급실로 간다.
◎ 뜨거운 것에 데었어요
피부 표면만 약간 덴 정도의 가벼운 1도 화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일단 데었을 때는 화상 부위를 흐르는 찬물에 대고 15분 정도 식힌다. 이렇게 열을 식히면 화상이 피부 깊숙이 번지는 것을 막고, 이물질 등을 제거해 피부 감염을 예방한다. 머리, 얼굴 등 흐르는 물에 열을 식히기 곤란한 부위는 얼음주머니를 이용한다.
▷sos_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물집이 생긴 상태라면 즉시 응급실을 찾는다. 가는 동안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찬물을 적신 가제 손수건으로 열을 식힌다.
◎ 갑자기 토해요
돌 이전 아기가 자주 토하는 이유는 위장관의 괄약근이 미성숙하기 때문. 수유 시 삼킨 공기가 나오면서 토하기도 한다. 한두 번 계속 토하면 아이를 바로 세우고 등을 가볍게 두드려 트림이 나오게 한다.
▷sos_ 한 번에 연속해서 3~4회 정도 토하고 탈수 증상이 심하다면 응급상황이다. 또한 토하면서 열이 나고 설사 증상을 보이면 뇌수막염, 페렴 등을 의심할 수 있다.
※ 응급실, 괜히 갔어요 VS 덕분에 살았어요
◇ “놀라서 응급실 갔다가 고생만 했네요”
밤 9시쯤 아이가 분유를 먹다가 여러번 토하는 바람에 응급실로 달려갔어요. 사람은 많고 여기저기서 들리는 비명 소리, 우는 소리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접수하고 1시간이나 기다려서야 진찰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몇 가지 물어보더니 약 처방만 하더라고요. 진료하는 데 정말 1분도 채 안 걸렸어요. 그리고 또다시 30분을 기다려서 약을 받았고요. 응급실이라 신속하게 진료받을 줄 알았는데 2시간 내내 고생만 하다가 왔어요. 우빈 엄마 양애정(인천시 부평구 부평5동)
◇“응급실에서 10분 만에 해결했어요”
네 살 된 큰아이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떼굴떼굴 구르면서 울더라고요. 배를 따뜻하게 하고 살살 문질러주는데도 계속 아프다고 난리여서 응급실에 갔죠.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장에 변이 꽉 차서 그렇다는 거예요. 바로 관장하고 변을 보더니 아이가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좋아지더라고요. 응급실 가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준서 엄마 최상녀(경기도 시흥시 장현동)
기획 | 기원재 기자
사진 | 조병선
도움말 | 최한성(경희의료원 응급의료학과 교수), 손용규(방배 GF소아청소년과 원장)
자료제공_베스트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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