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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쾌감이 있다 … 자동차 만화 인기 질주

즐거운 츄리닝 2007. 11. 26. 11:52

속도·쾌감이 있다 … 자동차 만화 인기 질주

중앙일보|기사입력 2007-11-26 08:15 기사원문보기


[중앙일보 강현영]

자동차 매니어들은 차를 꾸미거나 내달리면서 쾌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동차를 취미로 삼아 투자하려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차를 취미삼아 즐기지 못하거나 아직 차가 없는 경우라면 카 매니어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에서 대리만족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고갯길에서의 자동차 경주를 소재로 삼는 ‘이니셜 D(Initial D)’는 많은 카 매니어들이 즐겨보는 대표적인 만화다. 일본서 제작되는 이 만화는 연재물로 출간되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아버지를 도와 두부 배달을 위해 새벽 산길을 운전하던 소년이 자신에게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고갯길 경쟁자들과 경주를 벌여 최고의 자리에 선다는 내용이다. 이 만화는 그림보다 스토리와 실존하는 자동차의 주행 특성을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매니어적인 경향은 짙지만 또 그런 매력에 이끌려 만화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

책을 보며 사실적인 느낌을 얻기 힘들다면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된다. 이니셜 D의 주인공으로 그려진 일본의 카레이서 ‘쓰치야 게이지’가 애니메이션 작업에 직접 참여해 보다 현실적인 자동차의 영상이 되도록 조언하기 때문이다. 이니셜 D는 단순히 애니메이션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오락실의 비디오 게임기는 물론 가정용 게임기, 휴대용 게임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애니메이션과 게임 속에 흐르는 흥겨운 유로비트 음악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도 그만이다. 이니셜 D는 국내 카 매니어들의 문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자동차의 리어휠을 미끄러뜨리며 코너를 빠져나가는 드리프트에 대한 관심을 높였고 만화 속 주인공처럼 와인딩 로드를 달리는 매니어들도 생겨났기 때문이다.


올 여름부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완간 미드나잇(Wangan Midnight)’도 매니어들 사이에서 인기다. 국내서는 수퍼카 및 고성능 스포츠카들이 영종도 신공항 고속도로서 시속 300km 이상을 내달리기도 하는데 이처럼 300km 이상을 넘나드는 최고속 경쟁을 소재로 하는 만화가 ‘완간 미드나잇’이다. 국내서는 ‘논스톱, 죽어도 좋아’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닛산의 페어 레이디Z를 타는 소년이 일본 내 실존하는 ‘수도고속도로’에서 고속 경쟁을 벌여나간다는 내용이다. 만화 속 시대 배경은 1990년대로 포르셰나 스카이라인 GT-R 등 고속에서 발군의 힘을 발휘하는 자동차들이 주인공과 경쟁하는 차로 등장한다. 일본서는 수십권까지 연재되었지만 국내는 아직 10편까지만 출간되었다. 다른 만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져 번역 작업 등을 빠르게 진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여름부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 시작하면서 다시금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만화는 최근 HD 화질의 게임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단, 국내서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아 일본어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환상적인 드리프트 이야기나 고속도로에서 300km 이상 달리기보다 현실적인 얘기를 원한다면 ‘카페타(Capeta)’라는 만화에서 재미를 찾아볼 수도 있다. 카페타는 카트로 입문한 소년이 모터 스포츠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F1까지 진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른 만화들처럼 애니메이션으로도 연재된다.

장르는 다르지만 각 만화 사이에 공통적인 부분도 있다. 부유한 환경에서 차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열정으로 즐긴다는 점이다. 이니셜 D는 오래된 도요타의 트레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한국판으로 생각하면 현대 포니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완간 미드나잇의 페어 레이디Z도 클래식 스포츠카다. 물론 튜닝된 자동차지만 운전실력으로 최신 스포츠카와 경쟁한다는 내용은 다르지 않다. 카페타도 불우한 가정의 소년이 우연히 카트에 입문해 성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오토조인스=강현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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